대한민국 마약 실태 과연 어떻길래…마약전담반 경찰 중독되기도

입력 2022-09-28 10:13   수정 2022-09-28 10:59



지난 7월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신 종업원 1명이 당일 자택에서, 손님 A 씨는 인근 공원에 세워둔 자동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당시 유흥주점 술자리에는 종업원 2명과 손님 4명이 동석했으며 동석자들도 마약 술잔을 알면서 묵인했는지 조사를 받았다.

A씨의 차 안에서는 2000명 이상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64g이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한 남성이 떨어뜨린 지갑에선 6백여 명이 한 번에 투약할 수 있는 정도의 필로폰이 발견됐다.

같은 달 아이들도 찾는 캠핑장에서 마약을 투약한 남성 세 명이 웃통을 벗고 맨발로 버젓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캠핑장 CCTV에 포착돼 충격을 줬다.

이처럼 일상 속으로 깊숙이 파고든 마약 실태를 고발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린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과 국회글로벌외교안보포럼은 오는 30일 오전 10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초국가적 안보 위협! 핵보다 무서운 마약’이라는 제목으로 '마약류 퇴치 교육 지원에 관한 입법 토론회'를 공동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는 마약범죄가 날로 극심해지는 가운데 일상에 파고든 대한민국 마약류 중독 실태를 알리고, 국가 차원에서 마약 중독자 재활과 예방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김보성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과장, ▲전영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영호 한국중독전문가협회 회장이 발제 및 토론을 맡고, ▲이한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팀장, ▲최진묵 인천참사랑병원 마약중독 상담실장(한국다르크 사무총장)이 패널로 참여한다.

토론회에서는 국제 마약 거래의 거점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마약 범죄 동향을 살펴보고 최근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청소년 마약사범 문제에 대한 논의도 진행된다. 대량의 필로폰을 비행기 부품 내부에 은닉하여 밀반입하는 현장을 적발한 대검찰청 내부 영상, 어린이를 노리는 알록달록 펜타닐 사탕, 다크웹을 통해 마약 거래가 알선되는 과정 등이 공개 예정이다.

최진묵 인천참사랑병원 상담실장이 패널로 참가해 ‘마약중독자에서 중독 상담가로 변신한 사연’과 ‘마약에 한 번 빠지면 벗어날 수 없는 이유’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할 예정이다.



태 의원은 "마약 범죄는 범죄일 뿐만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중독'"이라며 단속도 중요하지만 치료·재활을 소홀히 한다면 마약범죄의 확산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활 치료’가 선제 조건이 돼야 함을 강조하며. 국가 주도로 재활 시설들이 전국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작곡가 겸 가수 돈스파이크(김민수·45)가 필로폰 투약 혐의로 체포돼 충격을 줬다.

28일 노원경찰서에 따르면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한 다른 피의자를 조사하던 중 돈스파이크가 필로폰을 여러 차례 투약한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해 26일 오후 8시께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돈스파이크를 체포했다.

경찰은 돈스파이크가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 30g을 압수했다. 통상 1회 투약량이 0.03g인 점을 고려하면 약 1000회분에 해당한다.

마약의 심각성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마약사범 잡던 경찰이 잠입수사 중 어쩔 수 없이 마약을 투여했다가 이에 빠져 가정이 파탄 난 사례가 재조명됐다.

마약전담반 경찰로 위장 수사를 하던 이 모 씨는 지난 1989년 무도경찰로 경찰 제복을 입었으며 이후 12년 동안 2000여명의 마약사범을 검거했다. 그는 '마약 잡는 귀신 경찰'로 이름을 날리며 경찰청장 및 부산지방청장 상 등 50여 차례나 표창을 수여 받았다.

거대 마약 판매조직을 타진하기 위해 오랜 기간 위장 잠복수사를 벌이던 중 판매상들의 의심을 받게 된 이 씨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자진해서 마약을 투여했다.

이후 이 씨의 마약 중독에 빠져 아내에게 이혼당하고 그의 아버지는 쇼크사했다. 이후 다른 가족과도 인연도 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청정국으로 불리던 한국이 마약 위험국으로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마약 밀수 단속량은 2017년 69.1㎏에서 2021년 1272.5㎏으로 18배 폭증하고 마약 사범도 2017년 이후 1만명을 상회하고 있다.

마약 수사 초창기에는 대면해서, 물건과 돈을 맞교환하는 핸들링 방식으로 많이 이루어졌지만 최근에는 SNS 등 온라인을 통해 젊은 층들이 마약에 손쉽게 접하는 게 가능해졌다.

경찰이 최근 다크웹이라 불리는 특수 경로로만 접근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이용해 가상화폐를 주고 마약을 매매한 170여 명을 붙잡았는데, 구매자의 90%가 30대 이하의 젊은 층이었다.

온라인 마약 광고 상시 감독과 함께 집행유예 등 초범에 관대한 처벌을 강화해 젊은 층의 호기심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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